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2022년 원더월의 새로운 시작은 배달이었다.

글을 쓰는 8월인 지금이야 코로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고 거리두기 정책 역시 많이 완화되었지만

배달업을 준비했던 21년 12월 말에서 1월까진 말그대로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가 매우 강화되었던 시기였고

사람들도 소비를 거의 안하려던 시기였기에 카페업이 정말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미친듯한 생두가격 폭등은 원두 제조업체였던 원더월에 굉장히 큰 타격을 주었고 새로운 살길을 찾기위해 노력해야했다.

그때 눈을 돌린것은 배달이었다.

사실 배달업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영업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어떻게든 살려고, 더 벌기위해 새로운 것을 계속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생산일지 30화
 
 

 

 

배달업에서 뭐를 할까 고민을 많이했는데 선택된건 원두와 콜드브루원액을 판매하기로 했다.

어차피 사람들이 택배로 원두를 주문해서 먹는다면 택배비와 비슷하게 책정된 배달비 정도로하면

당일 로스팅한 원두를 바로 받는게 꽤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원두라는게 신선도를 중요시 여기는 제품이기도 하고 택배업 특성상 보통 1-2일 정도 걸리는게 기본이기에

택배를 시킨다는 개념으로 배달을 시키면 되지 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준비를 했다.

생산일지 30화

 

이게 뭐시여?

콜드브루 원액을 주력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소닉더치 제품에서

한단계 더 사이즈가 큰 상업용 모델을 가지고와서 제작을 했다.

한번에 10L 정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추출시간은 약 10~15분정도로

기존의 콜드브루 방법이 가지는 장시간 냉침에서 오는 단점들을 커버했다.

생산시설을 잘 준비했으니 이제 포장지를 만들어야겠지?

생산일지 30화

 

구성을 다양하게 해야하는 배달 특성상 처음 구상은 350ml 사이즈에 여러가지 RTD 커피음료를 넣어서 판매하려고했다.

콜드브루 원액, 희석한 제품, 라떼, 원두 등 검냥이, 물냥이, 흰냥이, 단냥이, 콩냥이 등으로 나눠서 진행을 했다.

생산일지 30화
 
 

 

 

처음 생각한건 캔시머를 이용해서 제품판매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디자인의 자유도가 많이 떨어지는게 마음에 안들었다.

무엇보다 자리가 좁은 원더월에 더 이상 기계를 넣는게 무리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보니 캔시머를 사용해서 캔으로 판매하지않은 선택은 매우 훌륭했다.

생산일지 30화
 
 

 

이후 세부적인 디자인 작업이 들어가고 최종적으로 선택된 디자인이다.

대부분은 커피는원더월 디자인이 더 좋다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가운데 고양이 그림만 있는게 더 마음에 들어서 해당 디자인으로 진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꽤 잘 될줄 알았다..

생산일지 30화
 
 

 

이런느낌이다.

콜드브루에 우유를 섞어서 라떼를 만들고, 원액, 원두, 분쇄한원두, 콜드브루에 물을 섞어서 희석한 커피를 만들어서 판매했다.

가격대도 전부 3000원 초반으로 했다.

시장조사도 꽤 오랫동안 했고 판매하는 제품도 맛있게 잘 나와서 꽤나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생산일지 30화
 
 

 

기세좋게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에 입점을했다.

이때는 배민과 쿠팡이츠 같은 배달어플의 최고 전성기라보니 각 업체별로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지원을 많이해줬다.

입점전에는 사람들이 끔직한 수수료에 남는게 없을거라고 이야기 많이 했는데 입점 상담을 받으면서 의외로 좋은 수수료에 괜찮은데 싶었다.

아마도 오픈마켓에서 단련되다보니 이 정도 수수료쯤이야 싶긴했다.

생산일지 30화

 

꽤 부지런히 움직였고 똑똑하게 생각해서 준비한만큼 기대를 많이했다.

준비기간이 꽤 길어지다보니 오픈이 3월 중순이었는데 이게 참 웃픈일이 있었다.

4월달인가? 그쯤부터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 정책이 다 풀려버린것이다.

그동안 억눌려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실제로도 배달업 매출이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다고 뉴스에도 많이 나왔었다.

하필 배달을 시작한 내 입장에선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해제는 그동안 막혀있던 원두납품 쪽 혈을 뚫는 느낌과 동시에

너무 뚫려서 폭발한 느낌이었다.

굉장히 행복해서 웃고있지만 이제 막 시작한 배달업을 생각하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느낌이었다.

생산일지 30화

 

한 2주정도 반짝하고 판매를 하다가 4월부터는 점점 떨어지더니 여름으로 넘어와선 더욱 판매가 떨어졌다.

솔직히 나도 흥미를 잃기도했고 다른 일이 많이 생기다보니 관리도 잘 안하기도했다.

중간에 한번 대용량 콜드브루를 기획해서 내봤지만 큰 반응은 없었다.

본격적인 여름시즌과 김정년커피숍이라는 새로운걸 준비하다보니 배달쪽은 그냥 철수를 할까하다가

아니다. 한번 더 해보자! 싶은 마음에 요새는 또 새로운걸 내놓았다.

생산일지 30화

 

 

조금 더 작아진 콜드브루 원액 500ml 사이즈다.

그런데 김정년커피숍?

앗 원더월은 사라진 것인가?

그동안 쓰여온 생산일지가 이제 끝이된건가..

새로운 신남이 기다린다.

https://youtu.be/4iFP_wd6Q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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