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뭐지?

고새를 못 참고 또 일을 저질러버린 김정년,
2023년 To go 매장을 운영하기위해 변경없이 원래대로 쓸까하다가 반정도는 버리고 재활용하기로 했다.
매장이 있는 동네를 워낙 잘 알기에 어차피 테이크아웃으로는 크게 바쁠일도,
주문이 몰릴일도 없는걸 알기에 bar 구역은 최소한으로 했다. 겨우 사람 한명 서 있을정도?



작은 공간에서 제조와 커피를 판매해야했기에 원래 공간을 최대한 넓게 늘리는게 중요했고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보이자는 한 가지 포인트를 위해 필요없는건 최대한 버리고 정리를 했다.
곳곳에 보이는 세월의 흔적, 여기서 벌써 7년이라니.


공사를 몇번째인지..너무나 귀찮기도했고, 그동안 셀프인테리어를 하면서 경험이있기에 대충하는게 최고다 라는걸 알고있어서 최대한 대충대충 마무리를 했다.
어차피 초보가 해봤자 예쁘게는 안나오니 최대한 효율이 좋고 눈에 띄게끔만 하자는 마음이었다.


시중에 나오는 쇼케이는 금액대가 너무 높고 생각보다 진열의 자유가 떨어지기에 아예 음료용 냉장고를 샀다.
처음 들어오는 날에 이게 뭐시여 왤케 크지? 라며 놀랐지만 막상 쓰다보니 큰게 역시 짱이다.
기존의 눈에 띄지 않는 간판은 과감하게 때버리고 김정년 커피숍의 메인 노란색으로 어닝을 했다.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노란색 어닝은 생각보다 더러운게 빨리 묻어서 그냥 무난한 검정을 할껄 싶긴했지만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가 있다보니 일단은 노란색으로 고고
어닝과 쇼케이스를 하고나니 확실히 눈에 많이 띄어서 손님수가 3~4배로 증가했다.
여기 매장이 있었냐고 묻거나, 커피를 원래 팔았냐, 새로 생긴곳이냐 등 많은 질문을 받아서 진작 눈에 띄게 할걸.. 싶긴했다.



그렇다.. 이게 참..
사실 김정년커피숍은 기존에 원더월커피 자리에서 공간을 조금 더 빼서 쇼케이스만 놓고 조금 더 테이크아웃을 늘려보자는 느낌으로 기획했다.
그동안 제조업을 오래동안 운영하면서 매장운영은 소극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필수적으로 오프매장은 있어야한다는게 확고해졌고,
매출적으로도 더 필요한부분이었다.
무엇보다 홍보를 하는데 있어서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얼굴을 보고 하는것이 가장 효과가 좋기때문이었다.
사실 오랜기간 카페일을 하면서 잘 아는 내용이지만 쉽게 시작하긴 힘들었다.
나는 제조업이라기보단 커피를 볶고 이를 손님에게 드리는걸 가장 좋아했지만
어릴때 카페에서 일하면서 몇가지 사건들로 인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흥미를 잃었기에
사람을 만나지 않는 온라인, 납품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애쓰고 애써서 겨우 혼자만의 성을 만들어 살았지만 이제 자체적으로 만든 에너지가 모두 소비되었기에
다시 활짝 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아볼까 하는 마음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건물주어르신께 연락이 오더니 옆 상가가 일이 생겨서 다음달에 나가게 되었는데 혹시 같이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셨다.
원더월을 운영하면서 옆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큰 꿈이 었는데 쉽게되지 않아 마음속에서 접었던 일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그렇게 계획에 없던 옆 매장도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곳을 공사해서 손님을 받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렇게까진 하고싶지 않았기도했고 매장 근처에 쓰고 있던 생두창고 겸 사무실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또한 망므 한 구석에 손님을 만드는 공간으로 해버리면 지금 하고 있는 제조업의 근본이 흔들릴수도 있겠다 싶어서 일찌감치 마음을 접고 생두를 보관하고 여러가지 카페 메뉴를 깨끗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내 죽기전까진 핸디코트는 다신 안하겠다 마음먹었지만 해야지..
가볍게 벽지를 뜯고 지저분한 곳과 틈새에 핸디코트를 대충 발랐다.



오! 하는 한옥느낌이 약간 있어서 좋았지만 페인트 사장님이 1-2일이면 냄새가 빠진다고 했던 친환경페인트는 욕나올정도로 냄새가 안빠져서 일주일이 넘게 환기를 시켰다.



자체적인 짐들이 워낙 많아서 얼추 정리를 했어도 뭔가 확 깨끗한 느낌은 없어서 아쉬웠지만
반지하 창고에서 습한 기운을 받으며 생활하던 우리가 이렇게나 햇살 따뜻한 지상으로 나왔다는 것 만으로도 직원과 기뻐했다.


한쪽 벽에 생두와 커피도구들을 쭉 쌓았는데 저렇게 쌓고도 한참 남아서 당근에팔까 고민을 하고 있다.
잘 몰랐는데 나는 하리오 드리퍼가 왜 스무개가 넘게 있는 것일까..


옆매장 간판을 때고 어닝을 했다.
이쪽 어닝은 원더월 커피의 브랜드 컬러인 검정색을 사용했다.
검/노 두가지 색을 어닝에서 대비시키고 싶었기도했고, 검정색으로 통일하지 않은것은 김정년커피숍과 원더월커피는 개인적으로 분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주캐와 부캐, 한 줄기에서 나온 것은 맞지만 동일하게 하면 왠지 나태해진 주캐의 마음을 가지고 부캐를 키울것 같다고 할까?
부캐만의 처절함, 아무것도 없기에 더 열정적으로 달릴수있는 느낌인데 뒤는 든든한, 뭔가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뭐 그렇다.



이제 모든 공사가 끝나니 마무리로 테라스만 새롭게 칠해주면 된다.
당연히 무광 블랙으로 조졌다.
대부분 업무가 끝나고 밤에 칠을하다보니 잘 안보여서 거의 붓다싶이 흥건히 칠했더니 2주가 넘어도 마르지 않아서 매우 불편하게 쓴 기억이 남는다..


짜잔
이런느낌으로 마무리되었다.
너무 욕심내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색감을 잘 선택하려고 노력했고 테라스긴해도 잠깐이라도 편하게 앉았다 갔으면해서 의자와 테이블도 놓았다.
외부에서 메뉴와 쇼케이스가 눈에 잘 띄게끔 했고 수수하지만 깨끗하게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많은 돈을 쓴건 아니지만 코로나로 모두 힘든시기에 비상금을 털어서 공사를 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갑작스럽게 얻은 옆매장도 잘 사용하고 있고 무엇보다 생두창고가 가까워져서 매우매우 행복하다.
언제까지 이자리에 계속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잡스런 생각은 접고 부지런히 자리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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