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월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고생한 때가 언제인가 생각해본다면
주저없이 이 때를 고를 수 있다.

약 6년전 건강한 상태의 기센W1 로스터기, 사실 이건 친한 형님네 로스터기고 내껀 더 나중에 들어오지만 그게 중요한건 아니다.
로스터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길거리 돌아다니다보면 종종 보이는 뻥튀기 아저씨를 기억하는가?
뭔가를 뱅글뱅글 돌리면서 뻥이요 하면 뿅 하고 나오는,
로스터기도 비슷한 원리다.

저 로스터기 안에 동그란 통이 들어있고 그걸 모터를 통해 뱅글뱅글 돌려주면서 열을 가해준다.
5년여를 너무 무리를 해서 사용해서인가?
어느날 부터 로스터기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끼익..ㄲㅣ이잉ㄱ..끼이..ㄱ..

저 위에 검정색 부분이 로스터기 드럼(통)을 돌리고 아래 연결된 은색이 드럼모터다.
그렇다 저 모터가 수명을 다해버린것이다.
처음에는 모터가 아닌것으로 판단하고 드럼축을 조정하거나 기름때를 벗겨내거나 구리스를 칠하거나 등
2-3주를 고쳐내려고 수많은 노력과 고생을 했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로스팅적으로 커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드럼모터의 회전부위가 낡아서 특유의 소리가 났는데
굉장히 날카로운 쇠소리가 계속 나게된다.


지금이야 W6 로스터기가 사용이 안정되어서 W1을 많이쓰진 않지만
이때는 W6 프로파일을 잡는 시기라보니 W1을 거의 메인으로 쓰던때라 하루에 10-14시간정도를 함께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저 날카로운 소리를 하루 종일 듣고 있다보니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집에가서도 귀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고 사람이 엄청 신경질적으로 변하기도했다.

그렇게 기센코리아와 함께 문제점을 계속 찾아가던중 최종적으로 드럼모터의 노후화로 인한 신품교체 라는 결론이 내려졌 고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 신품 주문 후 3주정도 수령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전달받았다.
하아.. 이 고통을 3주나 더..

그렇게 새 모터를 받고 기존 제품은 분해된채 버려졌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하나로 꼽히는 건 한달 반정도를 엄청난 소음과 함께 일을하다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했고 이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모터가 퍼져서 사용을 못하게 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이 매일 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다.
정신이 힘드니 육체도 자연스레 피로가 쌓이고
모터를 교체하고 시험로스팅을 한 후에 정상적으로 작동이 잘 된다는걸 깨닫고는 바닥에 박스를깔고 누워서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고생했지만 신품으로 교체하고 새로운 프로파일은 후에 커피가 더 맛있어 진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개인적으로 있었다.

나는 꽤나 애연가였다.
하루에 한갑은 기본으로 담배를 피는 헤비스모커였는데 이 시즌에 몸이 굉장히 안좋아져서 금연을 시작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6월 6일 오늘 벌써 1년하고도 152일이나 금연을 했다.
아직 금연을 성공했다고 하기엔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참는것이라는 명언이 있듯 조심하고 있지만 확실히 담배는 많이 땡기지 않는걸보아 잘 참아낼듯하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커피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담배는 피지 않는 것이 좋다.
꼰대같은 마인드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는 커피와 상극이다.
특히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이 아닌 로스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금연을 하는게 좋다.
그 이유는 하나는 로스팅 환경 자체가 워낙 기관지에 안 좋은 환경이기에 담배까지 하게된다면 건강 상태를 급격하게 망치게 된다.
이는 내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정말 안 좋은 조합이다.
다른 이유는 담배가 혀에는 영향을 많이 주지 않는데 코에 영향을 많이 준다.
처음 금연을 하고 한 두달은 별 차이가 없는데? 괜히 했나? 싶다가도
석달, 넉달이 지나 대략적으로 일년정도가 되면 확실히 이전에 나지 않던, 맡지 못하던 향을 미세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혀의 기능도 좋아지고 더 예민한 감촉을 느낄 수 있기에
커피를 하고 있다면 금연을 꼭 하자. 그리고 담배를 시작하고 싶다면 그 생각은 접고 절때 하지 말길.

그리고 어릴적부터 꿈이었던 기타의 끈을 놓지않고 좋은 일렉기타를 하나 마련했다.
작은 가게 보증금 정도를 쏟아부어 중고로 구매했는데 아직 그 참맛을 알지 못하는 실력이라 아쉽다.
더 노력한다면 언젠가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새로운 밥 시리즈, 야식을 시작했다.
밤에 더 맛있는 야식을 커피에 대입해서 디카페인 커피 라인을 추가로 시작했는데
원래는 개인 판매보단 납품을 생각해서 구상한 시스템이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개인 소비자들이 내 생각으로는 200g 을 더 선호할듯했는데 쭉 판매를 진행해보나 500g 대용량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 시작할때 차라리 500g 을 만들걸 이란 생각은 했다.



그리고 6월부턴 슬쩍 납품쪽도 진행을 하고 있다.
확실한건 2021년 당시 디카페인을 준비하던 때에 비해 2022년 지금이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늘었다는 점,
카페에서 소비자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요구한다는 것.
그렇기에 더욱 고민을 해봐야 할듯하다.

이제 생산일지가 거의 현재로 다가오고 있다.
21년은 사실 뭔가 많이 쓸게 없긴하다.
초반에는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서 미친듯이 공부하고 영상을 찍어냈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하던때라 공격적으로 뭔가를 할 수 없는 시기라 딱히 뭔가를 할게 없었다.
게다가 곧 작성하게될 생산일지에서 이야기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다른걸 못했었다.
그렇게 힘들었던 21년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걸보니
힘든건 결국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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