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월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고생한 때가 언제인가 생각해본다면

주저없이 이 때를 고를 수 있다.

생산일지 28화

약 6년전 건강한 상태의 기센W1 로스터기, 사실 이건 친한 형님네 로스터기고 내껀 더 나중에 들어오지만 그게 중요한건 아니다.

로스터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길거리 돌아다니다보면 종종 보이는 뻥튀기 아저씨를 기억하는가?

뭔가를 뱅글뱅글 돌리면서 뻥이요 하면 뿅 하고 나오는,

로스터기도 비슷한 원리다.

생산일지 28화

 

 

 

저 로스터기 안에 동그란 통이 들어있고 그걸 모터를 통해 뱅글뱅글 돌려주면서 열을 가해준다.

5년여를 너무 무리를 해서 사용해서인가?

어느날 부터 로스터기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끼익..ㄲㅣ이잉ㄱ..끼이..ㄱ..

생산일지 28화

 

저 위에 검정색 부분이 로스터기 드럼(통)을 돌리고 아래 연결된 은색이 드럼모터다.

그렇다 저 모터가 수명을 다해버린것이다.

처음에는 모터가 아닌것으로 판단하고 드럼축을 조정하거나 기름때를 벗겨내거나 구리스를 칠하거나 등

2-3주를 고쳐내려고 수많은 노력과 고생을 했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로스팅적으로 커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드럼모터의 회전부위가 낡아서 특유의 소리가 났는데

굉장히 날카로운 쇠소리가 계속 나게된다.

생산일지 28화
 

지금이야 W6 로스터기가 사용이 안정되어서 W1을 많이쓰진 않지만

이때는 W6 프로파일을 잡는 시기라보니 W1을 거의 메인으로 쓰던때라 하루에 10-14시간정도를 함께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저 날카로운 소리를 하루 종일 듣고 있다보니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집에가서도 귀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고 사람이 엄청 신경질적으로 변하기도했다.

생산일지 28화

 

그렇게 기센코리아와 함께 문제점을 계속 찾아가던중 최종적으로 드럼모터의 노후화로 인한 신품교체 라는 결론이 내려졌 고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 신품 주문 후 3주정도 수령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전달받았다.

하아.. 이 고통을 3주나 더..

생산일지 28화 ​

 

그렇게 새 모터를 받고 기존 제품은 분해된채 버려졌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하나로 꼽히는 건 한달 반정도를 엄청난 소음과 함께 일을하다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했고 이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모터가 퍼져서 사용을 못하게 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이 매일 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다.

정신이 힘드니 육체도 자연스레 피로가 쌓이고

모터를 교체하고 시험로스팅을 한 후에 정상적으로 작동이 잘 된다는걸 깨닫고는 바닥에 박스를깔고 누워서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고생했지만 신품으로 교체하고 새로운 프로파일은 후에 커피가 더 맛있어 진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개인적으로 있었다.

 

생산일지 28화

나는 꽤나 애연가였다.

하루에 한갑은 기본으로 담배를 피는 헤비스모커였는데 이 시즌에 몸이 굉장히 안좋아져서 금연을 시작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6월 6일 오늘 벌써 1년하고도 152일이나 금연을 했다.

아직 금연을 성공했다고 하기엔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참는것이라는 명언이 있듯 조심하고 있지만 확실히 담배는 많이 땡기지 않는걸보아 잘 참아낼듯하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커피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담배는 피지 않는 것이 좋다.

꼰대같은 마인드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는 커피와 상극이다.

특히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이 아닌 로스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금연을 하는게 좋다.

그 이유는 하나는 로스팅 환경 자체가 워낙 기관지에 안 좋은 환경이기에 담배까지 하게된다면 건강 상태를 급격하게 망치게 된다.

이는 내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정말 안 좋은 조합이다.

다른 이유는 담배가 혀에는 영향을 많이 주지 않는데 코에 영향을 많이 준다.

처음 금연을 하고 한 두달은 별 차이가 없는데? 괜히 했나? 싶다가도

석달, 넉달이 지나 대략적으로 일년정도가 되면 확실히 이전에 나지 않던, 맡지 못하던 향을 미세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혀의 기능도 좋아지고 더 예민한 감촉을 느낄 수 있기에

커피를 하고 있다면 금연을 꼭 하자. 그리고 담배를 시작하고 싶다면 그 생각은 접고 절때 하지 말길.

생산일지 28화

그리고 어릴적부터 꿈이었던 기타의 끈을 놓지않고 좋은 일렉기타를 하나 마련했다.

작은 가게 보증금 정도를 쏟아부어 중고로 구매했는데 아직 그 참맛을 알지 못하는 실력이라 아쉽다.

더 노력한다면 언젠가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겠지

생산일지 28화
 
 
지금도 끈은 놓지 않고 있기에 더 연습해서 7주년때는 근사한 연주 영상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생산일지 28화

 

그리고 새로운 밥 시리즈, 야식을 시작했다.

밤에 더 맛있는 야식을 커피에 대입해서 디카페인 커피 라인을 추가로 시작했는데

원래는 개인 판매보단 납품을 생각해서 구상한 시스템이었다.

생산일지 28화
 여러가지 디자인을 해보고 마음에 드는걸 선택해서 진행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개인 소비자들이 내 생각으로는 200g 을 더 선호할듯했는데 쭉 판매를 진행해보나 500g 대용량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 시작할때 차라리 500g 을 만들걸 이란 생각은 했다.

생산일지 28화
야식은 지금도 열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6월부턴 슬쩍 납품쪽도 진행을 하고 있다.

확실한건 2021년 당시 디카페인을 준비하던 때에 비해 2022년 지금이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늘었다는 점,

카페에서 소비자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요구한다는 것.

그렇기에 더욱 고민을 해봐야 할듯하다.

생산일지 28화

 

 

이제 생산일지가 거의 현재로 다가오고 있다.

21년은 사실 뭔가 많이 쓸게 없긴하다.

 

초반에는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서 미친듯이 공부하고 영상을 찍어냈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하던때라 공격적으로 뭔가를 할 수 없는 시기라 딱히 뭔가를 할게 없었다.

게다가 곧 작성하게될 생산일지에서 이야기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다른걸 못했었다.

그렇게 힘들었던 21년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걸보니

힘든건 결국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https://youtu.be/151Rx3ClVsQ

19년 3월 14일

3주년이다.

3주년은 이전의 행사들과 달리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해서 그동안 구매해준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려 많은 노력을 했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함께, 홀로, 정은지 이렇게 3가지 이벤트를 준비했다.

누군가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공유해주거나 "홀로" 커피를 마시며 커피에 대한 생각을 글로적거나 "정은지" 님의 앨범이 있는 사람이거나.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이렇게 3가지 이벤트에서 하나만 참여해도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를 선물로 증정해드렸다.

게이샤 스페셜까지는 돈이 없어서 못했고 프라이빗 셀렉션으로 준비했는데 150만원 정도를 생두값으로 사용해서 모두 나눠드렸던 기억이 난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참여하는 방법도 하나하나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고 준비도 굉장히 꼼꼼하게 했다.

과정이 꽤 힘들긴 했어도 처음으로 무언가를 드린다는 마음에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성공적으로 3주년 행사를 마치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했기에 체력과 정신적으로 굉장히 많은 소모가 있었기에 충전이 필요했다.

그렇다 3년만에 처음으로 나에게 휴식을 준 것이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그냥 순수 여행지로는 일본을 가장 좋아한다. 물론 가본 해외여행이 일본뿐이긴하다.

20대 초에 한번 일본여행을 갔었는데 너무 좋았어서 휴식지는 일본 후쿠오카로 정했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고 짐만 그냥 챙겨서 바로 출국을 했다.

그게 가능했던건 후쿠오카에 친한 동생이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친한 동생이 가이드를 계속해줘서 정말 편하게 다녔다.

말이 통하는 해외여행은 정말 재밌었고 블로그에 유명한 맛집들 말고도 로컬로 유명한 맛집들도 많이 다녔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특히 이때는 빵에 빠져있어서 유명한 빵집들을 돌아다니고 맛있는 카페들을 찾아 다녔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동생이랑 같이 집근처 카페부터 지하철, 버스를 타고 멀리있는 카페들까지 돌아다녔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수년간 내가 만든 커피만 마시다가 3-4일정도를 남이 타준 커피만 마시니 세상 행복했다.

커피업을 하면 보통 다른 사람 카페 많이 다니지 않으세요? 라는 물음을 많이 받는다.

혹은 어디 지역 괜찮은 카페 좀 추천해주세요 라는 질문 역시.

나는 다른 카페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안가는 편이다.

딱히 배울게 없다거나, 다 거기서거기 라는 생각보다는

커피를 좋아하고 마시는게 너무나 행복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시간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시선과 생각이 일적으로만 돌기때문이다.

뭐 예를들자면 여기 커피는 어떻게 로스팅했네, 어떤 생두회사를 쓰겠네, 커피맛은 어떻네, 인테리어는, 마케팅은 등등.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그런 일적인 생각이 전혀없이 정말 휴식을 위해 돌아다니는 카페들은 너무나 행복했고 내 몸을 완벽히 커피로 채워줬다.

처음에 일본행 비행기를 혼자 타러갈때까지는 많은 고민을 했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4-5일정도를 문을 닫고 가야하는 것이 너무나 큰 거부감이 들기도했고

여행가는게 맞는가? 그 시간에 더 일을해야되지 않나? 싶은 불안감도 있었다.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준비 없이 떠나는 이런 여행이 썩 편하진 않았지만

막상 비행기에서 내려 펼쳐진 풍경은 아! 왜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충분했다.

내 인생 카레맛집 겸 롤모델이된 가게  

 

 

 

시끌시끌한 관광지에 있어도

사람들이 가득한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늦은 밤 들어간 담배연기 그윽한 꼬치집에서도

모두 자유를 느끼며 내안에 열정을 다시 채우게 되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7화


그렇게 원더월을 시작하고 첫 일탈이라 불리는 휴식은 끝이났다.

수없이 많이 핀 벚꽃과

기름진 꼬치구이, 따뜻한 정종

늦은 저녁 동생집 베란다에서 마시던 머리가 쨍해지는 시원한 맥주

커피에 열정을 쏟는 많은 사람들

오랜만에 마주보게 된 사람들의 미소.

모든 시간이 따뜻했고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다

이렇게 행복하게 보냈던 휴식이 폭풍전야였다는 것을..

https://youtu.be/PsIMSIh_snM

 

2018년을 방황하며 보냈기에 마음에 조바심이 난 걸까.

2019년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꽤 많은 것을, 무리를 해가며.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시작은 좋았다.

2018년이 끝나갈때쯤 품질보증서를 시작했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다른 카페에 납품을 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당일 생산했던 커피를 모두 맛보고 이상없는 것들로 제품 생산과 포장을 했다.

매일 수 많은 커피를 맛봐야한다는 약간의 고통은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맛을 본다는 사실 하나로 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굉장히 커지고

이는 눈에 보일정도의 클레임 감소로 이어졌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공감이 되지 않는 커피설명들은 모두 삭제하고 다시 만들어 나갔다.

겸손한 마음과 낮은 자세를 가지고 항상 커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의 시선으로 맛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커피가 안정화가 되니 이젠 사람, 소비자에게 다가가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내가 직접 적는 평가들보다는 실제 커피를 구매한 사람들이 적는 구매평을 직접 보는게 더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

매월 3-400여개의 구매평을 하나씩 정리해서 소비자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월커 홀릭(지금의 뭐같은 홈카페의 시초) 이란걸 운영하며 소비자에게 계속 다가가려 노력하니

총 구매비율에서 80%정도가 재구매를 하는 좋은 기록을 얻기도 했다. 쉽게 말해 단골이 생기게 되었다.

굉장히 고마운일이었고 비록 온라인이고, 얼굴은 모르더라도

주문창에 떠있는 익숙한 이름들을 볼때면 괜스레 친근감이 들기도했다.

이렇게 소비자에게 열심히 다가가려했고 많은 걸 준비하고 마음을 많이 썼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오래가지 못했고 이는 점차 내게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보니 다른 일이 마비되는 악영향까지 있었다.

점차 작아지는 반응과 몸이 힘들어지니 처음의 뜨거운 열정은 점차 식어갔다.

이후 얼마 지속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업무를 종료하게 되었다.

아쉬웠지만 욕심이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개인 소비자에게 다가가는것에 난항을 겪었지만 굴하지 않고

원두납품파트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건 바로 "상생회" 였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시작은 언제나 거창했다.

원더월이 속해있는 동대문구에서 각 동별로 거래처를 모아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소통과 실질적인 도움, 그룹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이익까지.

많은 것을 추구한 좋은 기획이었지만 실제로 100%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기존 거래처였던 전농동을 시작으로 약 2달여만에 청량리동을 제외한 거래처가 모두 생겼지만

이후 몇달이지나도 청량리동에서 거래처가 생기지 않아 목표를 완벽히 달성하지 못하니 다음 스텝을 갈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프로젝트에 굉장히 어울리지 않았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나는 꽤 내성적인 사람이다.

사람들에 쌓여 있으면 에너지를 뺏기고 혼자 있을때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대화를 많이 할 수록 힘들고 한 공간에 여러명이 모여있으면 매우 불편해한다.

본질적으로 활달하고, 밝고, 친화적이며 사회성이 높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오랜기간을 서비스업에 몸담다보니 사람을 대하거나, 대화를 이어나가는 기술이 늘어나 잘 포장이 되었을뿐

기본적으로 조용히 혼자 있는걸 좋아하고 1:1 만남을 좋아하며 나만의 세계에 빠져있는걸 좋아한다.

이렇게 나에 대해 간단히 알게된다면

개인소비자들과 꾸준한 소통이 중요한 여러가지 일들과 상생회라는 프로젝트가 나와 굉장히 맞지 않는걸 알듯하다.

나만의 커피세상에서 품질에만 신경쓰는 "기술자" 의 마인드가 강했던 대표이기에

사람과 이야기 하는것, 소통과 교류가 중요한 모든 일들은 근본이 흔들렸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야하는 것에 스스로도 지쳐가는걸 느끼게 되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그래도 꾸역꾸역 상생회를 운영하긴 했지만 점점 힘에 부쳤고

표면적으로는 그럴싸했지만 다음 스텝이 제대로 준비가 안됐던 허술한 프로젝트였기에 하나 둘 거래처들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돈을 벌고 이윤을 추구해야하는 회사에서 거래처를 늘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는 마인드 자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상생회는 하락세였지만 오히려 다른 지역의 거래처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자본주의 미소를 지으며 직원에게 "상생회는 접자" 라고 한 날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원더월 생산일지 16화

 

 

그렇다면 지금은 많이 변하셨어요? 라는 질문에

뭐 굳이 변해야합니까? 라고 되묻고싶다.

나는 지금도 본질이 바뀌진 않았다.

내성적이고 조용한게 좋다.

하지만 다른 모습들도 많이 가지고 있고

스스로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자신의 성격을, 습관을, 단점을, 장점을, 모두 인정하고 담담하게 받아드렸으면 좋겠다.

너무 빡빡하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변하고 고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고 항상 자랑스럽다고 말해줘라.

그렇다면 더 달라지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qgYh7iBF55g

 

나의 커피 인생에 있어 첫번째 위기였던 2018년.

정말 위험한 한 해였다.

너무 열심히 했던게 문제였을까?

커피가 너무 재미 없었고 또 일하는게 너무 싫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은 지금 돌이켜보면 심플하게 돈이었지만

내가 돈만 밝히는 속물이 되기 싫은것인지 그냥 커피가 지겨워졌다고 생각하고 외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열심히 하는데 돈은 안되니 욕망이 채워지지 않고 계속 깨진 독에 물붓기일 뿐인 상황이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위기는 기회라고 누가 말했는가. 위기는 그냥 위기다.

사람의 성향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는 같은 일을 두번하는 것과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걸 정말 싫어한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떠버린 상황에서 계속 이 일을 하는게 굉장히 지겨웠지만

뭐 어쩌겠는가 밥벌어먹고 살라면 싫어도 해야지.

마음을 억지로 붙잡고 무턱대고 일을 벌려나갔다.

내 속에 있는 문제는 저 멀리 꼭꼭 숨기고 정신없이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도망이라도 치는 것처럼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아무런 재미도, 기쁨도 없이 원래 하던거니까 당연하게 2주년을 준비하고 대충 좋은 커피를 모아서 판매를 했다.

마치 인쇄소에서 틀을 하나 만들어 놓으면 계속 똑같은 인쇄물을 만들듯이

나라는 사람의 감정을 넣지 않고 그냥 똑같은 결과물만 찍어냈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네이버 커피 관련 카페에서 꽤 큰 홈바리스타 클럽에서 원두 판매를 하기도 했고

디자인 유얼 커피라는 새로운 커피 시스템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커피를 디자인하여 블렌딩을 만들 수 있게도 했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열심히는 했지만 일과 커피가 너무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것이라 꾹 참고 했다.

겪어본 사람들은 잘 알테지만 이런 감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건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

차라리 회사를 다니는 상황인데 이렇게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일을 그만두고 휴식하겠지만

자영업이라는 굴레에 갖혀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지더라도 문을 닫을 수 없는 현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매장에서 커피만 판매했지만 음료라도 팔면 재미가 있지 않을까해서

분주하게 준비해 음료를 판매도 해봤지만 잠깐의 흥미가 생길뿐 역시나 효과가 없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커피 교육을 해볼까? 라며 부지런히 준비하고 업로드했지만

그 바쁜 기간을 넘어가면 또 흥미를 잃고 괜히 더 벌려놓은 일에 따른 업무량의 증가에 한숨만 푹푹 쉬었다.

내 즐거운 감정을 찾기위해, 커피를 잃지 않기위해 최대한 많은걸, 다양한 걸 접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커피 권태기는 2018년의 절반을 넘어갔고 그 증상은 어떻게 해도 나아지질 않았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내 커피 권태기는 사라졌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뜬금없이?

그렇다 내가 커피 권태기를 극복한 것은 다름아닌 정은지였다.

에이핑크의 멤버로 꽤나 오랬동안 덕질을 한, 그리고 지금도 ing 하고 있는 사람이다.

참 매력적인 얼굴과 목소리를 가졌기에 참 관심있어 했지만 이전에는 앨범만 사고 약간의 흥미만 있을뿐이었다.

커피 권태기에 빠져 수습하느라 일처리에 애를 먹고 매일 밤을 새며 무리를 하던 내게

어느날 갑자기 들려온 솔로 콘서트 소식은 나를 다시 흥분하게 했고 아무 생각없이 일단 티켓팅을 했다.

티켓팅을 한 순간부터 한명의 소녀팬처럼 마음이 콩닥거리기 시작했고

감정없는 로보트마냥 일하던 내게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https://youtu.be/Xpqc5kAqIXA

몇일을 두근대고, 공연을 보는내내 너무 행복했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걸어오는 길 조차도 흥분이 가실질 않아 집까지 한 시간정도를 그대로 걸어온 기억도 난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 날을 기점으로 내 커피 권태기가 사라져 버린걸 100% 이해하진 못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생각해본다면

매장을 운영하면서 홀로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

직원을 쓸 여유는 없던터라 항상 혼자였고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힘든 내색없이 언제나 괜찮다고만 했다.

몇 없는 친구들이지만 걱정을 끼치고싶진 않았기에 그저 혼자 묵묵히 참고 또 참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내가 하고싶은게 무엇인지를 모르고

시간이 흐르니까 그 시간을 따라잡기위해 항상 애쓰고 홀로 외롭고 쓸쓸하게 버텼기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누군가가 따뜻하게 불러주는 위로의 노래를 듣고

그간 고생한 내 자신을 토닥이며 애썼다 라고 스스로 따뜻하게 안아줬다.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

 

 

콘서트를 다녀온 후로는 감정적인 부분이 채워지고 안정이되니 일이 즐거웠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의 전환이 많이 되었고 함께 라는것이 좋다는 걸 많이 느꼈다.

이때부터는 부모님께 조금씩 나의 힘듬을 이야기는 하지만 원래 무뚝뚝하다보니 지금도 어렵긴하다.

친구들도 나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를 해주기도하고

내가 힘들고 어렵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더라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걸 알게 된게 무엇보다 가장 큰 내 삶의 변화기도 했다.

사람들이 내 생각과 달리 나를 좋아하고 생각해주고 있구나.

조금은 의지해도 되는구나.

혼자가 아니구나.

 

원더월 생산일지 15화

 

 

그렇게 나의 작고 소중한 원더월 커피에 한 줄의 글이 추가되었다.

원더월 커피를 가장 잘 표현하고, 그리고 이루고 싶은.

"커피를 즐겁게, 그리고 함께."

나는 커피라는 것이 커피인들이 모여 자기들만의 축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모르는 사람들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리고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가 함께 커피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아직도 그렇게 되려면 갈 길은 멀지만 이제는 어두웠던 길에 조금은 빛이 보인다.

그 빛을 위해 나는 지금도 열심히 걷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혼자 모든걸 안고 가지 않길 바란다.

나는 그 길을 가봤기에 끝은 너무나 차가운 쓸쓸함이다.

누군가와 꼭 함께 걸으시길,

그리고 그 손의 따뜻함을 꼭 누군가에게 나눠주길.

https://youtu.be/kumMqZaEZf4

 

2017년은 원더월에서도 두번째로 손에 꼽는 바쁜해였다.

매장에서 오프라인 손님을 받으면서 커피 판매에 신경을 써야했고

어설펐지만 다른 카페에 납품도 시작하면서 클레임과 커피관리도 해야했다.

온라인 스토어 역시 약간은 자리를 잡아 구매도 꾸준했다.

더이상 월세를 내기위해 주말 알바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삼시세끼 햄버거를 먹어도 될 정도는 돈벌이를 했다.

(이때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햄버거를 먹었다. 그래서 지금은 햄버거의 ㅎ 도 안쳐다본다)

하지만 나는 항상 불만족스러웠다.

원더월 생산일지 14화

 

 

어디서 불만족스러움이 올까 생각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돈이었다.

1년을 운영했지만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해도 크게 나아진것은 아니었고 여전히 배고팠다.

대출이자를 내고 월세를 내고, 밥을 사먹고나면 남는 돈은 없었다.

순이익을 보면 31살의 평균 돈벌이에는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여유가 생긴척이랄까.

원더월 생산일지 14화

 

 

 

여기서 나는 웃픈 선택을 했다.

일반적으로 내가 돈을 못번다면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대량으로 팔수있는 루트를 영업하건, 등등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돈을 못버는 선택을 했다.

제품 자체로 돌아간것이다. 즉 내가 팔고 있는 나의 커피를 정직하게 마주하기로 한 것이다.

17년 원더월 판매 제품들

 

 

 

판매를 더 키우기위해 영업을 하거나,

온라인상에서 홍보를 위해 1+1, 가격 할인 이벤트 등이 아니라

나는 모든 시간을 내 커피가 옳은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다.

원재료 하나하나 다시 고르고 테스트하고,

로스팅을 다시 뜯어고치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선택을 취소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이를 판매하는 모든 생두들, 커피들에 적용했고 새로운 원더월 커피로 바꾸게 되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4화  

 

 

"커피의 기본을 지켰다."

생두를 꼼꼼히 살피고 로스팅을 하고 무조건 내가 맛을 본 상태에서 제품을 출고 시켰다.

결점이 생긴다면 버리고 다시했다.

고된일이었지만 꾸준히 하니 내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자신감이 생겼다.

2017년의 크리스마스의 젊은 김정년

 

 

지금 돌이켜보면 2017년은 꽤 중요한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선택에있어서 돈을 원했다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을수도 있다.

조금 더 풍요롭게, 편하게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를 돈으로 생각하고 살았을것 같다.

커피를 선택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을 탄탄히 다졌던 이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커피로 돈을 벌기위해 전념 할 수 있게되었다.

원더월 생산일지 14화


왜 웃픈선택이 되었는지 알수 있다.

이때가 2017년 가을쯤으로 기억하는데 처음으로 네이버에서 1페이지, 1번째 제품으로 나오게 되었던 때다.

검색한 이날 웃기기도, 슬프기도했다.

"아 돈이 아닌 커피를 선택한게 오히려 틀리지 않았구나"

좋아하는 장미를 잔뜩 해놨었다.


꼰대스러운 말을 해보자면

배고프고 힘든일이 될지라도 나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밥 먹고 사는 기술에 대해서 얼마나 확신하는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을 절때 피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없다? 부족하다? 라는 대답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얼마든지 노력하면 더 잘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상태니까.

하지만 나 쩌는데? 나 완벽해? 라는 대답에는 물론 자신의 기술에 대한 자신감 또는 오만일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인정하면 너무 비참하니까 자신을 속이는 행동일수도있다.

나는 20대에 그랬기에 참 많이도 인생을 오만과 회피로 인해 낭비된 내 시간은 지금도 돌이킬수 없는것에 너무나 큰 후회를 한다.

 

지금 11년이 넘게 커피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내 기술에 대해 100% 만족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부족하고 , 모자르고 항상 커피에게 묻고 배우려고 한다.

그 순간들이 억지가 아니라 지금의 나처럼 즐길 수 있는 날이 너에게도 꼭 오기를,

그리고 나처럼 늦은 나이가 아닌 더 일찍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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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지난 생산일지에서 이야기했듯 매장에서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원래는 매장에서 커피를 팔 생각은 없었고 원두납품과 온라인 판매만 고집하려고 했다.

1주년 당시에도 혼자서 먹고 살만큼은 벌고 있었고 매장 근처 상권을 워낙 잘 알고 있던터라 커피 판매가 큰 재미를 못볼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대공사를 강행하고 좋은 커피머신과 그라인더를 구매한 이유는 딱 한가지.

찰나의 순간이다.

원더월 커피 로스터스의 찰나의 순간

 

찰나의 순간을 설명하는데는 나라는 사람을 간단히 설명하는게 좋다.

나는 굉장히 꾸준하고 인내심이 강한편이지만 싫증을 잘 낸다.

어쩔 수 없는 것, 좋아하는 것은 진득하니 계속 해나가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쳐다도 안보거나 짧게는 10초만에 싫증을 내고 관심을 거둔다.

이는 사물뿐만아니라 일, 사람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그런 내가 의아할정도로 굉장히 긴 시간을 옆에둔것이 커피였는데 특히 로스팅은 굉장히 안질리고 오래도록 한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로스팅은 너무나 재밌지만 커피라는게 마시다 보면 다른거 마시고 싶고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다보니

나는 어떻게 하면 이 비싸고 다양한 커피들을 낭비없이 모두 마셔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찰나의 순간 첫번째. 케냐 오타야 칭가 퀸 AA

 

 

그래서 머리를 쓴게 찰나의 순간 시스템이었다.

단어에서 나오는 뜻처럼 찰나에 시간만 판매를 하는 커피로 비싸고 맛있는, 특이한, 독특한 커피들을 순간만 판매를 했다.

물론 정말 찰나의 순간은 아니었지만 길어도 1달은 넘기지 않았고 짧으면 1주일 정도도 있었다.

찰나의순간은 소비자 분들에게도 다양하고 독특한 커피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나 역시 매장에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으로 판매하면서 혹시라도 남게 될 수 있는 커피를 로스율을 0%로 만들었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소비자는 좋은 커피를 정말 저렴한 (그때 당시에는 한 잔에 2,500원이었다)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온라인 소비자, 오프라인 소비자, 그리고 나

이렇게 3곳에서 선순환을 일으키도록했고 이는 잘 먹혀들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찰나의 순간 촬영을 도와준 친구

 

 

물론 이런 내용은 비하인드 스토리다.

어찌보면 상업적인 이유고 조금 인생적인 이유를 들자면

나의 경우는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그 행복감이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될것이라며 커피앤피쓰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지 않는가?

무튼 그렇기에 나는 소비자가 먹는 커피에 대해 굉장히 집중을 해서 제작을 한다.

최대한 결점을 없애고 맛을 보고 문제가 없으면 깨끗하게 포장을 해서 보내드린다.

단순히 그뿐이다.

맛있게 볶고, 문제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깨끗하게 포장해서, 안전하게 보낸다.

이걸 신경쓰는 이유는 내 커피가 비록 100g 을 팔더라도

그 사람에게 100g 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고 기대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소중한 순간에 기대감 가득차서 커피를 내렸는데 맛이 없으면 얼마나 상심이 크겠는가.

그러기에 적은 양이라 할지라도 정성껏 보내드리려 노력한다.

물론 그렇게 노력하더라도 사람의 입맛을 모두 만족 시킬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기본을 지키며 꾸준히 노력하는 나의 커피에 대한 최종 목표는

나의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비록 그 사람의 전체 인생의 시간으로 보면 몇분 밖에 안되는 찰나의 시간이지만

그 순간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커피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나의 커피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서 영원히 기억되는 것이니까.

친한 동생의 찰나의 순간

 

 

꺄 오글거려서 주먹이 안펴진다.

그래서 찰나의 순간 판매를 준비하면서 매장에도 커피 판매를 위한 준비를 부지런히 했다.

레벨링 툴과 탬퍼, 샤워스크린들

 

 

저울도 사고, 스팀피쳐와 그라인더 날도 업그레이드 했다.

 

 

메져 로버 코니컬도 이때 구매했다.

 

 

지금은 기타로 복귀했지만 피아노도 샀다. 은지 이쁘다.

 

 

그리고 시네소 하이드라도 샀다

뭐 이렇게 이거저거 샀다.

나는 지금도 커피 추출, 즉 커피 한 잔을 만드는건 잘 못한다.

기본적인 것만 알고 심도깊게 아는건 아니다.

그런데 이때는 더 잘 모르는 상태였다.

그냥 신나게 볶고 대충 마시는 것만 알았지 볶은걸 100% 맛을 뽑아내는건 몰랐다.

그러기에 별다른 고민없이 그때 당시에 최고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를 샀다.

실력이 없으니 장비빨이라도 받자는 생각이었고 이건 훌륭하게 맞는 생각이다.

어느 햇빛 따사로운 날.

 

 

이렇게해서 지금의 원더월과 흡사한 모습이 되었다.

지금은 여기서 한 단계 더 지저분해졌다.

원재료를 보관하기위해서 의자는 다 빠지고 수납장만 가득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커피에 대해 많은 고민을해서 매장에서 테이크아웃을 중단할수도 있을듯하다.

그건 언젠가 이 생산일지가 현재까지 도달하면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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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열심히 달리니 어느덧 1주년이 왔다.

원더월의 5년동안의 기록에서 1주년은 가장 큰 변화를 가진 날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판매만 진행하던 공간에서 본격적으로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공사는 어떻게?

셀프였지만..

희안한건 원더월 이전 매장에서 공사를 직접 할때도 겨울이었다, 그 후에 원더월을 셀프 공사도 겨울이었고, 이번 1주년 대공사 역시 겨울이었다..

후우..겨울에 공사는 하지 않는게 좋다. 뼈에 정말 안좋다..

공사를 기획하면서 컨셉은 검정색과 흰색을 섞는 것이었다.

bar 는 모두 검은색으로 그외 기자재는 흰색으로, 그리고 커피 머신은 은색으로.

이렇게 맞추고 우다다 시작을 했다.

원더월 대공사 도면

 

 

아는 형님께서 도면도 직접 그려주시고

셀프 인테리어 하지 말아라.. 제발..(1)  

 

 천장에 설치할 파이프 라인은 직접 경기도에서 가져와서 도색을 했다.

미친짓이다 (1)

셀프 인테리어 하지 말아라.. 제발..(2)

 

 

 제빙기도 분해해서 하얗게 도색을 했다.

미친짓이다 (2)

셀프 인테리어 하지 말아라.. 제발..(3)  

 

냉장고도 분해해서 칠하고 싱크대도 직접 나무를 짠 후에 하얗게 도색했다.

미친짓이다 (3)

셀프 인테리어 하지 말아라.. 제발..(4)

 

 

bar도 직접 가구하는곳에 가서 목수님과 이야기해서 직접 짜왔다.

웃긴건 저 싱크대 넣는 목공이 어려워서 여러번 실패한 끝에 겨우 만들었다.

미친짓이다 (4)

1차 대공사가 끝난 모습

 

 

그때 당시에 돈이 매우 모자랐는데 저 수전(싱크대에서 물나오는곳) 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15만원인가 주고 샀다.

미친짓이다 (5)

천장에 박힌 파이프관

 

 

와 이거는 진짜 천장에 박는데 뒤질뻔했다.

나도 한덩치 하는 편이지만 장정 2명에서 양 끝을 들고 1명이 천장에 박으면서 전기 연결을 하는데

진짜 힘들어서 파이프 그대로 밖에 던져버릴뻔한게 수차례였다..

하필 또 전기 연결도 한방에 안끝나서 두어번 붙였다 땠다를 반복했는데

그럴때마다 형님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로스팅룸을 위한 격벽치기

 

 

 

bar 가 얼추 완성이 되어 이젠 로스팅룸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공사이기에 사람을 불렀는데 매장이 너무 작다보니 아무도 안하려고해서

겨우겨우 구해서 했다. 힘들게 구했는데 공사 해주신 분이 너무 좋은 분이여서 오히려 좋아.

얼추 완성된 모습, 저 멀리 컴퓨터에 정은지님의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얼추 마무리가 되었다.

돈을 많이 쓰진 않았다. 내 기억에 저 격벽이 150 인가 200 정도였고 나머지는 자잘하게 재료값정도만 들었다.

발품팔고 인건비 아낀 보람이 있긴했다.

지금은 공사를 한지 거의 4년정도 지나서 여기저기 부서지고 더러워졌지만

이때 공사를 워낙 튼튼하게 해서 크게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나에게 지금 공사 다시 할래요?

라고 물어보면 10분정도 고민하고 아니요. 라고 대답하겠지만

의외로 한번 정도는 자기 공간을 직접 만드는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애착이 많이 생기고 구석구석 잘 알기에 문제 해결 능력이 매우 올라간다.

물론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직접 하지 말고 공사하는 시간에 오픈 준비를 더 잘하는게 좋다...

어쨋듯 셀프 공사는 모다?

미친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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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월을 오픈하면서 머리속에 가장 깊에 새긴 문구는

more easy more delicious !

더 쉽게 더 맛있게 라는 문구였다.

소비자들, 특히 커피를 잘 모르지만 자주마시는 사람들,

커피를 공부하긴 싫고 그냥 편하게, 쉽게, 하지만 더 맛있게 마시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연구를 하고 이를 담아내고 싶었다.

이제와서 생각하지만

그때 처음에 차라리 원두납품을 첫 단추로 끼웠다면 운영하는데 조금 더 쉬웠을텐데

하필 온라인 시장을 뚫으려고 한것인지.

아마도 커피를 잘한다는 자신감이 너무나 넘쳐서 오만했기에

그냥 온라인에 올리면 잘 팔릴거야~ 라는 생각이 컸다.

미쳤군 미쳤어.

원더월 초창기 제품 라인업

 

 

원더백, 원더더치

 

 

 

제품군은 3가지 였다.

원더빈, 원더더치, 원더백.

원더빈은 계량이 필요없이 20g 씩 미리 계량해서 넣어놓은 샘플러 타입의 제품이었고

원더더치는 1팩에 50ml 씩 계량된 더치커피가 들어있어서 바로 찢어서 마실 수 있는 제품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열심히 만든건 원더백 이었다.

원더백이 무엇일까?

그때 당시에 판매중이던 제품

 

 

만들어본 티백 / 완성품 커피 티백

 

 

 

원더백은 커피티백이었다.

지금은 커피시장에서 커피티백이 가지는 영향력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내가 원더월을 시작한 5년전쯤에는 커피시장에서 커피티백이 거의 없고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단계였다.

진짜 진짜 커피 내리기 귀찮을때 마시면 그럭저럭 마실만한 맛을 내기에

나같은 귀차니스타(귀차니즘+바리스타?ㅋㅋ) 에겐 오호라 이거 삶이 더 편해졌군요?

싶어서 만들어봤다.

완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생산일지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볼까한다.

이렇게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컨셉으로 네이버 마켓과 11번가, 지마켓, 티몬 등 그당시에 유명했던 대부분의 오픈마켓에는 다 준비를 했다.

아니 도대체 그때의 나는 뭔자신감이 이렇게 많았던거지..

패키지 상자  

 

 

패키지를 담는 상자  

 

 

 

ㅋㅋ이거 생각난다.

그때 상자를 만들어야 되는데 최소 3000개는 되야지 만들어준다길래

진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들었다. 최대한 mm 단위로 재서 만들고

상자 샘플에 덕지덕지 붙여보고ㅋㅋㅋ

참 열심히도 했다.

shall we go sapporo?

그때의 정년은 일도 사랑도 열심히였구나ㅋㅋ

이외에도 생산일지에 걸맞게 몇가지 더 소개를 해볼까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거의 나는 뭘 한거지?ㅋㅋㅋㅋ

원두 포장지 디자인이다.

 

와...정말 그때 나는 인디감성이 너무 많았나보다.

그때는 정말 왠지 더 마이너틱한 감성을 좋아해서 저런 디자인을 많이 한것같다.

사실 커피를 처음 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것 같다.

아 물론 예쁜 로고와 브랜딩이 제대로 되있다면 다르지만

내가 생각했을때는 최대한 심플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알려주는

디자인이 좋지 않나 싶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처음에는 그런게 굉장히 중요한듯 하다.

원더월 포장지

 

 

 

이렇게 직접 크라프트지를 사서 인쇄도 해보고

실제 모습이 어떨지 상상도 해봤다.

거의 최종인쇄 전 디자인

 

 

 

 

원더월 포장지 디자인

 

 

ㅋㅋㅋㅋ땡스투 뭐여..ㅋㅋㅋㅋ

와 저작권도 개의치 않는 창업초보자의 패기ㅋㅋ

과거의 나여 도대체 어떤 삶을 산것인가..

뭐 암튼 이렇게 혼란의 디자인을 거치고 거쳐서 완성된 포장지는 의외로 굉장히 심플해졌다.

거의 완성된 포장지

 

 

 

뭐 대략 이런 느낌으로 완성되었다.

내 기억에는 돌고 돌고 돌아서 아 귀찮아 죽겠네 하면서 대충하자! 해서 나온게 이걸로 기억한다ㅋㅋ

원더월 원두 포장지

 

 

슬쩍 보면 꽤 예쁘지 않은가?

나는 또 이렇게 오랜만에 초창기 포장지 보니까 오 꽤 괜찮은듯? 싶다

원더월 초창기 명함

 

 

 

이렇게해서 원더월의 초창기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대략적으로 정리해봤다.

나는 살면서 전혀 디자인이란걸 배워본적이 없기도했고 직업군을 가져본적도 없다.

그런 일을 할 생각도 없었고 관련된 지식이나 정보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막상 제품을 준비하는데 디자인을 할 줄 모르면 제품을 만드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예를들면 명함 하나를 만들려고해도

일러스트만 할줄 알면 쓱싹 해서 내맘에 쏙들게 디자인해서 파일만 넘겨주면 추가 비용없이 바로 만들어주는데

할줄 모르면 디자인비용에 딱히 마음에 쏙들지 안들지도 모를 디자인을 받게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커피업을 시작할때 "디자인"을 엄청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알 필요까지는 없다.

뭐 잘 알면 더욱 세련되고 멋진 "브랜딩"을 할 수 있지만 너무 욕심부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확고한 자신만의 개성이 있으면 좋다.

커피에도 개성이 있으면 높은 값을 받듯이 자신의 가게, 매장, 회사에도 나만의 개성이 확고하면 디자인은 어떻게든 된다.

내가 꼭 하지 않아도 의뢰를 해서 하면 되니까.

그런데 나처럼 돈이 없이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정말 기본적인 사용법정도는 알고 있으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도움이란건 실제로 비용절감의 효과도 매우 크다.

나는 포토샾은 전혀 다룰 줄 모르고

일러스트도 전문가들에 비하면 진짜 진짜 기본적인 것들만 할줄 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원더월에서 나오는 제품이나 디자인들의 대부분은 내손으로 직접했다.

그로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내껀 내가해야지 마음에 들어!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

내가 해야 속편해 라는 사람들은

카페업을 하기전에 일러스트정도는 간단하게 배워서 하면 좋을듯하다.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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